Scandinavia2008. 11. 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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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광장 앞의 항구에서 수오멘린나(Suomenlinna) 섬으로 가는 보트를 탔다. 이 섬은 헬싱키 앞바다에 가까이 붙어 있는 요새 섬으로, 스웨덴-러시아 전쟁, 크림 전쟁, 핀란드 내전 등에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라 한다.

가는 길에, 또 하나의 스톡홀름 행 호화 페리인 바이킹 라인이 정박해 있는 옆을 지나가는 중이다.





 중국인 아저씨들이 떼로 타서는 사진 찍는다고 밀치고 떠들고 난리를 쳤다.






15분 정도 걸려 섬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몰려가는 루트와 반대쪽으로 가봤다가 괜히 헤메고..
(섬 안에 해군사관학교인가가 있어서 통제구역이 있다)






2차대전 때의 잠수함 Vesikko호를 전시해놓았다. 내부도 견학할 수 있다고 한다.
전면에 어뢰발사관이 보인다.






4개의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요새 내부 지형. 성벽 내부에는 저장고나 벙커가 여기저기 있다.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 한다.






수도를 방어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 위의 이 녹슨 대포에는 낙서만 가득하다.
저 휠을 돌리면 실제로 포신이 상하좌우로 움직인다.






헬싱키 시가지가 건너다보이는 널따란 바위언덕에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로 피크닉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아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다.






요트를 띄워놓고 노는 사람들도 있고..






이렇게 해안선을 따라 성벽과 대포가 늘어서 있어, 강화도를 떠오르게 한다.
성곽을 따라 구경하며 걷는 데만도 한 시간은 걸릴 정도의 크기이다.
맞은편 내부에는 각종 박물관, 식당 등이 있다.



















나오는 길에 있던 연못.






다시 페리를 타고 마켓광장 쪽으로 건너왔더니, 저녁 무렵이 되었다.이미 대부분의 노점은 철수했고, 6시 경이 되자 남은 곳도 철수를 시작한다.

저녁거리를 찾고 있는데 마침 순록 고기를 팔던 노점에서 절반 가격에 떨이를 하고 있다!! 4유로라는 놀라운 가격에(점심에 먹은 빅맥세트는 5.95유로) 많이도 준다. 으깬 감자 위에 순록 불고기를 얹고 핀란드 특유의 딸기 소스를 곁들인 요리다.

순록 고기는 쇠고기 비슷하면서 독특한 향이 났다. 간만에 제대로 된 음식이라 정말 맛있게 먹었다.






항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발트해의 처녀>상이다.
뭔가 이곳 전설과 관련이... 있겠지.
저 너머는 에스플라나디 공원이다.






여기가 헬싱키의 대표적 공원인 에스플라나디 공원이다.
번화가 한가운데에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공원이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현지인들도 많이 산책을 나와 늦여름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





공원에서 아마추어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다.






다시 항구 쪽으로 나왔다. 스칸디나비아의 주요 도시들은 모두 항구도시인데, 하나같이 바다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염도가 낮아서인지, 어항이 아니라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말 깔끔했다.






급격히 알콜이 땡겨서 로컬 맥주 중 재밌게 생긴 녀석을 하나 사들고 부둣가에 앉아 홀짝이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있었다.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황혼이 계속된다. 따갑던 햇살이 가시니 제법 선선하면서 향긋한 바람이 불고, 주변에 행인이 급속히 줄어든다. 갈매기 몇 마리가 늠름한 모습으로 주변을 왔다갔다 하며 술친구가 되어 준다.

마법같은 여유와 평화가 온몸을 감싼다. 이런 여유가 얼마만이던가.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아무런 '해야 하는' 일도 없다. 떠나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후로 저녁 무렵의 맥주 한 병이야말로 매일매일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9시가 넘어서 호텔에 들어왔는데 아직도 어두워지지 않았다.
방 갯수를 보라. 무지하게 큰 호텔이다.






수건걸이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저 안에 스팀이 돌아서 뜨겁다. 덕분에 양말을 잘 말렸다.
Posted by Tukk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