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ndinavia'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5.09 곧 이야기를 계속할게요! 5
  2. 2008.12.02 Day3 - Helsinki 10
  3. 2008.11.30 Day2 #2 - Helsinki 1
  4. 2008.11.30 Day2 #1 - Helsinki 1
  5. 2008.11.30 Day1 - to Helsinki 4
  6. 2008.11.28 Prologue 4
Scandinavia2009. 5. 9. 00:11



개인 사정으로 몇 달째 업뎃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6월 말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이제부터가 진짜라능!! ㅋㅋ
Posted by Tukkin
Scandinavia2008. 12. 2. 00:57


(사진을 클릭하면 원래 크기로, 선명하게 보입니다)


장거리 비행과 시차의 피로가 누적된데다 적응이 좀 되자 긴장이 풀어져서, 전날은 기절하다시피 잠들었다. 9시 경 늦으막히 일어나 부랴부랴 아침을 먹고(호텔만 좋은 게 아니라 조식 뷔페도 먹어본 중 최고로 푸짐했다 ;ㅅ; ), 이것저것 기록하고 정리하고 계획 짜고 하다 보니 어느새 체크아웃 시간이 되어 간다(으응?). 부랴부랴 짐을 챙겨 나왔다.




 
호텔 문을 나서는데 자동으로 눈이 Lock on & Zoom in된다. 끼아(현지인 발음)의 자존심(Pride) 차가 있었다. 사실 도착 첫 날부터 한국 차는 100미터 밖에서도 알아보고 따로 콜렉숀을 만들었다(곧 별도로 포스팅).

짐을 다 들고 호텔 문을 나서자, 처음으로 갈 곳도 머물 곳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 던져졌다는 사실이 비로소 실감이 나면서 설렘과 흥분과 약간의 막연함이 교차한다. 가이드북의 숙소 정보를 뒤적이다가 요금이 싸고 무선 인터넷이 된다는 호스텔을 골라 그 쪽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어제 갔던 중심가와는 반대 방향으로 한 40분쯤 걸었던가.. 좀 헤매다 -역시나 지나가던 사람이 먼저 도와줘서- 찾게 된 이 곳은 올림픽 스타티움인데, 그 내부를 호스텔로 개조하여 쓰고 있었다. 저 벽면에 보이는 아파트같은 곳 일부가 숙소다(아마 선수촌 숙소같은게 아니었나 싶은데...).

부푼 꿈을 안고(?) 찾아간 리셉션에서는 그러나, "예약 했어요?" / "아뇨.." / "방 꽉찼어요" / "눼.." 이렇게 되었다. 호텔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여기 오니 여행자들 정말 많다.

짐도 무겁고, 어디 갈 지 생각하는 것도 귀찮아서, 호스텔 앞마당 벤치에 앉아 한참동안 싸이질-_-을 하며 인터넷을 무단도용하다가(사진 백업용으로 손바닥만한 UMPC를 갖고 갔었다), 중앙역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었던 게 생각나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기 시작했다.






시가지 한복판에도 공원이 있었지만, 중심가를 약간만 벗어나도 온통 이렇다. 한 블럭이 주택가라면 두 블럭이 공원지역이다. 평일 대낮인데도 한가로이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제와 달리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는 눈을 못 뜰 정도로 맑고 투명한 햇살이 온몸으로 쏟아지지만, 코 끝을 스치는 바람에는 북쪽 나라의 서늘함이 묻어 있다.

좋구만!!






큰길가로 나오니 건너편에 이런 호수가 있고, 주변엔 역시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런데 어제부터 왜 자꾸 사진이 수평이 안 맞는 거냐? 성격이 비뚤어지다 보니 그런건가..

저 건너편이 중심가인데, 더이상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기가 힘들어서 처음으로 트램을 잡아 탔다. 48시간동안 모든 교통수단과 박물관 등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헬싱키 카드'라는 걸 비싼 돈 주고 사놓고, 처음으로 쓰는 순간이었다.






중앙역 안에 있는 여행안내센터에 갔다. 시내 숙소 정보를 가지고 있고,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예약 대행까지 해준다. 호스텔이 모두 꽉 찼다는 점만 빼면 아주 훌륭하다.

뒤에 다른 도시에서도 되풀이되는 일이었지만, 도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비싼 호텔까지도 꽉꽉 들어찬다. 아무리 무계획이 계획이라 해도 숙소만은 예약을 해놓고 다니자. 일정이 유동적이라면 놋북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그때그때 다음 일정을 예약/취소하며 다니는 게 좋겠다. 듣자 하니 여행자가 일시적으로 쓸 수 있는 휴대전화 서비스도 있는 듯하다.

숙소가 없다는 말에 난감해 하고 있으니, 6시에 다시 오면 예약 취소된 곳이 있을 수도 있단다. 오호라,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짐을 코인 락커에 넣고(이제 좀 살겠다 ㅠㅠ), 이미 4시가 다 되어 가니 그냥 주변 상가 구경을 다녔다(사진). 내 취향 옷을 많았다만 몸매도 돈도 받쳐주지 않으니 구경만.






어제 그 형님들이시다. 몸 좋으시네요.

사실, 카메라를 아예 안 들고 갈까 생각도 했었다. 사진에 신경 쓰느라 내 눈이 보고 내 온몸이 느끼는 걸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카메라를 가져가겠다고 생각을 하면 자꾸 욕심이 생겨서 렌즈니 삼각대니 더 갖고 가고 싶어지고... 결국 집을 나서는 순간에야 본체만 달랑 들고 나서기로 결정했다.

사진 찍는 원칙을 세웠다. '찍을 것'을 찾지 말고, '그럴싸한 결과물'을 남기겠다 생각하지 말고, 다만 찍어야겠다는 느낌이나 인상을 받을 때만 찍자고. 당연한 얘기일수도 있겠다만, 여하튼 주객이 전도되지 않게 하고 싶었다. 초반 며칠간은 나름 이런 원칙에 충실하여, 특히 오늘은 구체적으로 내가 했던 일들을 기록한 사진이 별로 없다. 상대적으로 글은 길어지고.







신용카드 전화는 비싸서 공중전화카드 파는 곳을 찾아다녔는데 못 찾고, 해외전화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가게가 있다길래 찾아가는 길에 뒷골목에서 휸다이 꾸뻬(투스카니) 발견.

전화를 쓰고, 다시 역전으로 와 대형 마트에서 저녁거리를 좀 샀다. 제일 싼 걸로만 골랐는데도 한 끼에 만 원은 든다.

인포메이션 센터에 다시 갔더니 자리가 난 호스텔이 있단다. 그럼 그렇지, 노숙할 운수는 아니구나! >_<
예약비 5유로에 예약을 해놓고, 무거운 배낭을 락커에서 꺼내 들쳐메고 호스텔을 찾아 걷는다. 어깨 빠진다 ㅠㅠ (이후로 3일간 근육통에 시달렸는데, 적응이 되었는지 나중에는 오래 메고 다녀도 괜찮았다.)

가는 길에 지도를 보고 두리번거리고 있으니 역시나 웬 백발의 아주머니가 도와주겠단다. 직접 안내를 받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아예 짐을 내려놓고 서서 한참 얘기를 했는데, 시간 되는 날 자기 차로 근교 구경을 시켜주겠단다!! 갑작스런 호의에 당황스럽긴 했지만, 일정을 생각해보고 연락을 해주기로 했다. (결국 헬싱키 체류 일정을 하루 더 늘리기로 하고 저녁에 전화해서 이틀 후로 약속을 잡았다.)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도착한 SATAKUNTATALO라는 호스텔. 2박에 34유로. 야전병원을 연상시킨다?
혹시나 해서 가져간 소형 침낭을 요긴하게 썼다. (남들은 침대보와 베개커버에 이불까지 갖고다녔다. 물론 안 가져가도 돈 내고 빌릴 수 있다.)

나는 45리터 여행배낭을 썼는데, 사진의 내 옆자리와 같이 유럽인들은 주로 저런 길쭉한 등산배낭을 메고 다닌다. 60리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데, 수납 양은 물론이고 무게배분이나 이동시 걸리적거리는 정도에서 등산배낭이 월등한 것 같다.

호스텔에서 만난 여행자들은 다들 친절했다. 먼저 인사하고, 웃어주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엘리베이터다. 바깥 문을 당겨 열고, 쫄쫄이 문을 옆으로 민 다음 탄다.
보기보단 안전하고 잘 작동한다 ㅋㅋ 문을 꽉 닫지 않으면 출발하지도 않는다.




아까 산 저녁거리를 들고 근처 광장에 나왔다. 이 건물이 뭘까? 무려 고속터미널!!
터미널 시설은 지하에 되어 있고 윗부분은 다세대 주택인데, 너무나 깔끔하고 예뻤다.
우리로 치면 반포 고속터미널과 주공아파트인데..음..




윗 사진은 터미널 측면이었고, 여기는 앞쪽 출입구와 광장이다. 쇼핑센터 내지 복합문화공간 건물로 보인다.
오른쪽에 SOKOS HOTEL이란 곳이 처음에 머물던 호텔이다. 어쩐지 호텔에서 내려다보니 지하통로로 버스가 쉴새없이 드나들더라니. 그러나 매연과 소음은 전혀 없었다(서울에서 사는 곳이 고속터미널과 가깝다 보니 적잖이 충격적이었다).






가곡을 부르는 노신사 음악가도 있고..







구석에 있는 계단형 벤치에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아까 사둔 저녁을 먹었다.
2.9 유로짜리 즉석 연어크레페!

노르웨이에 가면 연어를 실컷 먹어주리라 했건만,
정작 연어(로 만든 즉석요리)는 핀란드에서만 두 번 먹었다.





오늘의 맥주타임.

어제는 갈매기와 함께, 오늘은 로컬 양아치들 젊은이들과 함께(사진에는 안 나옴).






당시 최첨단 러닝화였던 A사의 메가바운스. 뛰어난 충격흡수력과 통통 튀는 반동으로, 무거운 짐을 메고 오랫동안 걸어다녀도 다리와 허리의 부담을 최소화 해주었다. 다만 발을 감싸는 부분이 비교적 얇은 메쉬 소재라서, 농구화를 신었을 때와 달리 초반에 큰 물집이 잡혀 살짝 고생을 했다. 그래도 가볍고 통기성도 좋아 도보 여행 용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다. 고마워서 한 컷.






터미널 내부다. 차는 완전히 지하로만 다니고, 탑승구는 거의 공항 수준이다.
콜리 녀석.. 슬쩍 찍었는데도 알아채버렸..






다시 호스텔. 사우나가 있다기에 해보려고 했었는데 너무 늦게 들어왔더니 이용시간이 끝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가이드북에 나오는 데는 하나도 안 갔다.
그냥 걷고 또 걷고.. 벤치에 앉아서 놀고...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데!
혼자 돌아다닐 때에만 느낄 수 있는 무한의 여유와 자유, 그리고 反효율성의 쾌감.


Posted by Tukkin
Scandinavia2008. 11. 30. 20:17

(사진을 클릭하면 원래 크기로 보입니다)



마켓광장 앞의 항구에서 수오멘린나(Suomenlinna) 섬으로 가는 보트를 탔다. 이 섬은 헬싱키 앞바다에 가까이 붙어 있는 요새 섬으로, 스웨덴-러시아 전쟁, 크림 전쟁, 핀란드 내전 등에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라 한다.

가는 길에, 또 하나의 스톡홀름 행 호화 페리인 바이킹 라인이 정박해 있는 옆을 지나가는 중이다.





 중국인 아저씨들이 떼로 타서는 사진 찍는다고 밀치고 떠들고 난리를 쳤다.






15분 정도 걸려 섬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몰려가는 루트와 반대쪽으로 가봤다가 괜히 헤메고..
(섬 안에 해군사관학교인가가 있어서 통제구역이 있다)






2차대전 때의 잠수함 Vesikko호를 전시해놓았다. 내부도 견학할 수 있다고 한다.
전면에 어뢰발사관이 보인다.






4개의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요새 내부 지형. 성벽 내부에는 저장고나 벙커가 여기저기 있다.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 한다.






수도를 방어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 위의 이 녹슨 대포에는 낙서만 가득하다.
저 휠을 돌리면 실제로 포신이 상하좌우로 움직인다.






헬싱키 시가지가 건너다보이는 널따란 바위언덕에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로 피크닉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아 오후의 햇살을 즐기고 있다.






요트를 띄워놓고 노는 사람들도 있고..






이렇게 해안선을 따라 성벽과 대포가 늘어서 있어, 강화도를 떠오르게 한다.
성곽을 따라 구경하며 걷는 데만도 한 시간은 걸릴 정도의 크기이다.
맞은편 내부에는 각종 박물관, 식당 등이 있다.



















나오는 길에 있던 연못.






다시 페리를 타고 마켓광장 쪽으로 건너왔더니, 저녁 무렵이 되었다.이미 대부분의 노점은 철수했고, 6시 경이 되자 남은 곳도 철수를 시작한다.

저녁거리를 찾고 있는데 마침 순록 고기를 팔던 노점에서 절반 가격에 떨이를 하고 있다!! 4유로라는 놀라운 가격에(점심에 먹은 빅맥세트는 5.95유로) 많이도 준다. 으깬 감자 위에 순록 불고기를 얹고 핀란드 특유의 딸기 소스를 곁들인 요리다.

순록 고기는 쇠고기 비슷하면서 독특한 향이 났다. 간만에 제대로 된 음식이라 정말 맛있게 먹었다.






항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발트해의 처녀>상이다.
뭔가 이곳 전설과 관련이... 있겠지.
저 너머는 에스플라나디 공원이다.






여기가 헬싱키의 대표적 공원인 에스플라나디 공원이다.
번화가 한가운데에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는 공원이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현지인들도 많이 산책을 나와 늦여름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





공원에서 아마추어 밴드가 연주를 하고 있다.






다시 항구 쪽으로 나왔다. 스칸디나비아의 주요 도시들은 모두 항구도시인데, 하나같이 바다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염도가 낮아서인지, 어항이 아니라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말 깔끔했다.






급격히 알콜이 땡겨서 로컬 맥주 중 재밌게 생긴 녀석을 하나 사들고 부둣가에 앉아 홀짝이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있었다.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한지 몇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황혼이 계속된다. 따갑던 햇살이 가시니 제법 선선하면서 향긋한 바람이 불고, 주변에 행인이 급속히 줄어든다. 갈매기 몇 마리가 늠름한 모습으로 주변을 왔다갔다 하며 술친구가 되어 준다.

마법같은 여유와 평화가 온몸을 감싼다. 이런 여유가 얼마만이던가.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아무런 '해야 하는' 일도 없다. 떠나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후로 저녁 무렵의 맥주 한 병이야말로 매일매일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9시가 넘어서 호텔에 들어왔는데 아직도 어두워지지 않았다.
방 갯수를 보라. 무지하게 큰 호텔이다.






수건걸이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저 안에 스팀이 돌아서 뜨겁다. 덕분에 양말을 잘 말렸다.
Posted by Tukkin
Scandinavia2008. 11. 30. 16:29


(사진을 클릭하면 원래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호텔 조식을 먹고 샤워하고 티비 좀 보고 가이드북을 이제야 훑어보며 밍기적대고 있으니 점심무렵이 다 되어 간다. 대강 동선을 짜고 일단 나왔다. 낮에 보니 시내 중심부인 중앙역까지 정말 가깝고 길 찾기도 쉬웠다. 갑자기 비가 내려서 비도 피할 겸 앞에 있는 국립 현대미술관 Kiasma에 갔다(잠시 후에). 유명한 거장이 지은 건축물이란다.





중앙역 앞에서 본 광고판 인력거 택시(?)
타는 사람은 못 봤는데,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저런거 타고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자주 봤다. 알바인듯 하다.
북유럽 휴대전화는 핀란드 국민기업 노키아가 천하통일했다.





이제 미술관 내부.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이건 <수평선>. 배경은 벽면이다.






미술관 내부.






이건 지구 모양 오르골인데, 대륙의 외곽선을 따라 돌기를 만들어서 지구가 빙빙 돌면 정말 신기한 화음과 멜로디가 나온다.






북유럽의 도시들은 시가지가 작고 평탄하여 자전거 교통이 매우 발달했다. 자전거로 출퇴근은 물론 웬만한 일상생활을 다 하는듯하다. 사진은 중앙역 앞의 자전거 주차대(?). 자물쇠를 채워둔 자전거가 거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곳이 헬싱키 중앙역이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북구의 신 중 하나로 추정되는 인물이 기둥에서 전등을 들고 있다.
시내 주요 지역은 대부분 중앙역에서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있다.






중앙역 옆의 광장.







우리로 치면 종로나 명동 거리쯤 되는 중심가.







스피드 메탈의 강대국 답게 번화가에 대형 악기 매장이 있다.
용가리가 달린 잭슨기타라니!!






조금 걷다 보면 헬싱키 대성당과 원로원 광장이 나온다.
루터파 신교의 본산이라고 한다.




성당 입구에서 내려다 본 원로원 광장.
헬싱키는 19세기 제정 러시아 지배 당시 건설된 수도로서,
중심부 건물들도 대부분 그 당시 지어진 것이라 한다.






성당 내부의 성자상들 중 눈에 들어온 마르틴 루터 상.






성당을 지나 항구쪽으로 내려가는 길목.
여느 유럽 도시와 마찬가지로 중심가는 돌바닥으로 되어 있고, 트램이 주 교통수단이다.
 지하철은 없다.






항구 앞의 마켓플레이스. 먹을것과 기념품들을 다양하게 판다.
저렴한 기념품이라봤자 만 원은 넘는 것들이라 구경만 하고,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썬캡을 하나 샀다. 핀란드 국기 참 예쁘다.





스톡홀름과 헬싱키를 왕복하는 호화 페리인 실랴 라인이 정박해 있다.
저녁에 이곳 항구를 떠나 다음날 스톡홀름에 도착한다.
갈매기는 튀어나온 곳 어디에나 위풍당당하게 앉아있었다.


(다음편에 계속)
Posted by Tukkin
Scandinavia2008. 11. 30. 15:14


가져갈 물건들을 잔뜩 늘어놓았다가 출발 직전에야 허겁지겁 짐을 꾸리는데 45리터 배낭+힙쌕에 아무리 우겨 넣어도 다 안들어간다. 클났다. 옷을 좀 빼고, 카메라는 못 넣고 본체만 어깨에 메고 나섰다.

내가 타고 갈 KLM의 747-400이가 연착되어 막 도킹하려는 중이다. 인천-암스테르담 경유-헬싱키로 가는 스케쥴이다.




암스테르담 상공


살도 찌고 몸도 많이 노쇠-_-하여 11시간이 넘는 3등칸 비행을 어찌 견디나 걱정했는데, 웬걸, 앉아있는 데에 이력이 나서인지 전에 탈 때보다 편하다. MP3P에 음악을 잔뜩 넣어놓고 비몽사몽간에 듣다가.. 지겨울 때쯤 되면 밥도 주고 간식도 주고.. 바깥 구경도 좀 하고.. 화장실 한 번 간 것 빼고는 꼼짝 않고 앉아서 왔다(돌아올 때는 레벨업을 해서 한번도 안 일어나는 기록을 세웠다).

옆사람하고 끝까지 말 한 마디 안하는 기록도 세웠다 -_- 아 뻘쭘해라.. (돌아올 때는 한 마디 했다. "어? 벌써 도착했네요?")

바깥 지형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해와 중국을 지나 고비사막에 들어서자 본격적으로 아래가 다 내려다보인다. 어느샌가 시베리아 삼림이 펼쳐진다. 두어 시간을 날아가도록 끝없는 짙은 녹색 숲 가운데 길 하나가 달랑 뚫려 있다(철도인가?). 무섭도록 넓다. 지형이 울퉁불퉁 험해지며 우랄 산맥을 넘자 드디어 사람 사는 데가 보인다 ㅠㅠ. 세계지리 책에서 봤던, 삼포식 경작지 가운데 아담한 마을이 있는 풍경이 드문드문 나오기 시작한다. 발트해를 건너자 갑자기 도시들이 나타나고, 동유럽과 확연히 차이나게 경지정리와 관개시설이 완비된 경작지가 보인다. 사진은 암스테르담 착륙 직전.





스키폴 공항(암스테르담)은 북유럽의 항공 허브다. 대단히 붐비지만 시설은 오래 되었고, 환승하느라 걸어서 터미널 이동하는 시간이 상상을 초월한다. 인천에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데 문제 없었던 작고 예쁘고 비싼 에비앙 생수를 못 가져가게 한다. 다 마시거나 버리란다. 뷁! 결국 버렸다.

밤 10시쯤 되어서 헬싱키행 뱅기에 탔다. 한국인은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서 처음 들어보는 동유럽 언어 비슷한 말소리가 들리니(사실 핀란드어임) 이제야 좀 멀리 왔구나 싶다. 근데 왜 옆에는 중국 아저씨가 타서 맨발에 샌달 신고 비행 시간 내내 다리를 떠는거냐 -_-

헬싱키 공항에 도착해 공항버스를 타고 중앙역까지 오니 자정이 넘었다. 숙소에 가야 하는데 한밤중이라 지도를 봐도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터렛에 끼인 SCV처럼 왔다갔다 하고 있으니 신나게 떠들며 지나가던 대학생 무리 중 한 아가씨가 도와주겠단다. 찾는 곳을 보여줬더니 갑자기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는 직접 데려다주겠단다. 아아 친절도 하셔라.. (이후로 여행 기간 내내 지도를 들고 10초만 머뭇거리면 누군가 먼저 도와줬다 ;;)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며 10분쯤 걸었더니 바로 숙소에 도착.





원래 숙소를 잡고 갈 생각도 없었고, 무조건 호스텔로 가려 했는데, 항공권을 급히 구하다 보니 여행사에서 자기네를 통해 호텔 4박을 예약하는 조건으로 괜찮은 항공권을 줘서 헬싱키의 첫 2박과 마지막 코펜하겐의 2박은 호텔에서 묵게 되었다. 도착시간이 12시였는데 호텔 예약해 두지 않았으면 고생좀 할 뻔했다.

내 여행 다니면서 묵어본 중 제일 좋은 호텔이었다. 저 큰 트윈룸에 들어서니, 지금 혼자 있다는 게 처음으로 와 닿았다.
사진은 다음날 아침에.
Posted by Tukkin
Scandinavia2008. 11. 28. 02:54
 
(Nordkapp, Norway)


스칸디나비아 여행기 (2007. 8. 13 ~ 8. 30 )

여행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한 지 일 년 하고도 세 달이 지나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작년에 내가 이 여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불과 3주 정도 걸렸다는 건 꽤나 놀라운 일이다.

시험이 끝나면 노르웨이에 가겠다고 입버릇처럼 떠들고 다녔지만 막상 시험이 끝났어도 무기력의 늪에서 끝없이 침잠해 가던 무렵, 가려던 거면 무조건 떠나라는 선배의 강력한 권유에 그 다음날 바로 가족들에게 '혼자 좀 나갔다 오겠다'는 깜짝선언을 했다. 집안 기둥뿌리 하나 더 뽑겠으니 배 째라는 취지의...

딱히 설레지도 않았다. 왜 가고 싶은지, 뭘 하고 싶은 건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이 곳을 떠나고 싶다는 일관된 의지 한 큰술, 저 곳에 가봐야만 한다는 막연한 동경 1과1/2 큰술, 정신줄 놓지 않으려면 뭐라도 해야겠다는 본능 적당량. 아참, 너무 맛이 없을까봐 '왜 떠나는지 알기 위해 떠난다'는 합성감미료(라고 쓰고 자기기만적 명분이라고 읽는다)도 뿌렸다.

구체적인 계획 따위 있을 리가 만무했다. 다니면서 찾아볼 수 있도록 국내 가이드북 한 권에 론리 플래닛 한 권으로 '계획에 대한 계획' 및 정보 수집을 끝내고, 남들이 충분하다는 기간보다 한참 길게 항공 스케줄을 잡아놓고, 국제운전면허증 발급받고, 환전하고 등등... 매사가 귀찮은 와중에 나름대로 최대한의 의욕을 짜내서 최소한의 준비를 했다.











가이드북에서 떼어낸 이 한 장의 지도는 그야말로 망망대해에서의 나침반 역할을 해줬다(정이 많이 들어서 지도 이미지를 따로 구하지 않고 방금 카메라로 직접 찍었다). 표시된 루트가 내가 지나갔던 곳이다. 일반적으로 헬싱키에서 바로 스톡홀름으로 건너가는데(또는 그 반대로), 나는 대륙의 북쪽 끝, 라플란드 지역의 노르카프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것 정도가 예외적이다.

서설이 너무 길었는데, 이제 날짜별로 사진 위주의 여행기를 천천히 업데이트할 생각이다. 사실, 여행기라기보다는 사진 정리 작업에 가까울 것 같다.


Special thanks to

케이스도 없이 18일 간 비바람 맞아가며 덜렁덜렁 메고 다녔어도 아무런 불평 없이 내 눈이 되어준 이오스 삼백디와 일칠팔오아이에스 렌즈가 없었다면, 내 기억을 보존할 수도 공유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술먹고 긁은 카드값을 메꾸느라 사진 장비를 모두 방출할 때에도 저 녀석들만은 처분할 수 없었다. (팔아봤자 얼마 안 되고, 막 굴리기 편해서 놔뒀다는 건 비밀이다.)



Posted by Tukkin